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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체인지업 달고 '커브 피장타율 0.808'...문동주, 결국 '2군행'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스리런 홈런을 두 개나 맞는 등 9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9실점은 프로 데뷔 후 첫 기록이다. 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8.78까지 치솟았다. 결국 29일 2군행을 통보 받았다.지난해 직구 평균 구속 151㎞/h를 기록했던 문동주는 올해 평균 149㎞/h를 찍고 있다. 다소 느려지긴 했으나, 그의 공은 여전히 빠르다. 올 시즌 그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리그 4위다.구종은 지난해보다 다양해졌다. 겨우내 체인지업 장착에 도전했던 그는 '은사'를 만났다. KBO리그 역사상 최강의 체인지업을 구사한 류현진으로부터 그립 등 투구 방식을 배웠다. 이에 따라 문동주의 체인지업 구사율이 지난해 4.4%에서 9.8%로 늘었고,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0.267에서 0.100으로 줄었다. 2스트라이크 후 체인지업 구사율도 17.9%(2023년 5.6%)로 증가했다.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만드는 과정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른 구종이다. 지난해 주 무기였던 커브, 그리고 그다음으로 많이 던졌던 슬라이더가 모두 흔들리고 있다. 구종별 피안타율(직구 0.377, 슬라이더 0.533, 커브 0.385)이 모두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해 구종별 피안타율(직구 0.258, 슬라이더 0.264, 커브 0.226)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장타 허용은 더 심각하다. 2023년(피장타율 0.417)에도 효과적이지 못했던 문동주의 슬라이더 피장타율은 올해 0.933에 달한다. 지난해 0.261이던 커브 피장타율도 올해는 0.808까지 치솟았다. 체인지업을 제외하면 문동주를 '구원'할 공이 없는 형국이다.최원호 한화 감독은 구종엔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보다 문동주의 커브가 못한 것 같지는 않다. 올 시즌 체인지업 구사가 늘어나면서 커브 비율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수치상 차이가 크진 않다. 지난해 25%였던 커브 구사율은 올해 21.4% 기록 중이다. 구사율보단 제구와 구위, 무브먼트 등이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28일 허용한 홈런 2개도 한 가운데 실투로 들어간 커브와 슬라이더가 공략당한 결과였다. 문동주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고도 스스로 아쉬워했다. 스스로 "아직 내가 어떤 위치에 올라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스위퍼 구사를 묻기도 했다. 체인지업이 문동주의 새 결정구가 된다면 한 단계 더 성장할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투수가 구종 레퍼토리를 늘리는 건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투수마다, 구종마다 적합한 투구 밸런스가 달라서다. 변화구를 추가하고, 기존 구종과 공존하도록 하는 건 베테랑 투수들도 어려워하는 작업이다. 이는 류현진도 겪었던 시행착오다. 2013년 메이저리그(MLB) 데뷔해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졌던 류현진은 매년 새 구종을 실험했다. 2014년 고속 슬라이더와 커브, 2017년 커터(컷패스트볼), 2019년 투심 패스트볼을 끝없이 장착했다.아마추어 시절 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문동주에겐 구종 추가는 더 어려운 작업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강속구 투수' 이상이 되려면 꼭 관문이기도 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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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차 맞는 '158㎞' 김서현…광속구 비결도, 부진 탈출 실마리도 '천재적 템포 감각'에 있다

한화 이글스 김서현(20)은 이른바 '천재'다. 그는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돼 지난해 한화에서 데뷔했다.물론 성적까지 천재답진 않았다. 그는 데뷔 시즌 평균자책점 7.35로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오히려 그를 이어 2순위로 입단한 윤영철(KIA 타이거즈)이 '제구의 천재'다운 모습으로 야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팀 내에서도 2라운드로 입단한 내야수 문현빈의 활약이 더 돋보였다.그럼에도 김서현을 천재로 정의할 키워드가 있다. 하늘이 내려줬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그의 광속구다. 김서현은 지난해 스포츠투아이 기준 직구 최고 구속 158.4㎞/h를 마크했다. 문동주(한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을 잇는 국내 투수 최고속 기록이다. 평균 구속으로 따지면 151.7㎞/h로 안우진(152.5㎞/h)에 이어 2위였다.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151.6㎞/h) 문동주(151㎞/h)보다도 빨랐다.구속이 전부는 아닌 시대다. 실제로 첫 해 김서현을 압도한 윤영철은 평균 구속이 137.3㎞/h에 불과하다. 김서현이 2위라면, 윤영철은 무려 193위다. 하지만 윤영철은 침착한 멘털, 정교한 제구력, 예리한 체인지업으로 약점을 극복하고 8승 7패 평균자책점 4.04를 남겼다. 그럼에도 구속의 가치를 낮게 볼 순 없다. 특히 김서현과 같은 재능은 '천부적' 영역이다. 안우진과 문동주를 제외하면 KBO리그에서 그처럼 어린 나이부터 광속구를 던진 투수를 찾아보기 어렵다.궁금해진 건 광속구의 비결이다. 근육이나 어깨, 팔꿈치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철완'인 걸까. 중학교 때부터 김서현을 지도해 온 YTC의 윤형준 트레이너는 고개를 저었다. 윤 트레이너에게 김서현의 재능에 대해 묻자 그는 "간단하다. 김서현은 흔히 말하는 투구 메커니즘이 예쁜 투수"라고 간단하게 정의했다.김서현의 투구 폼에 대해 윤 트레이너는 "메커니즘이 예쁘다는 건 투구 리듬, 템포가 예쁘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했다. 템포는 김서현 특유의 '자유'와도 이어진다. 그는 서울고 시절부터 팔 각도 변화가 잦았다. 물론 지난 시즌 부진하면서 각도 고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팔 각도가 바뀐다고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 유형은 아니다.윤 트레이너는 이에 대해 "김서현은 투구 폼을 정말 자주 바꾸지만, 그 속에서 메커니즘과 리듬은 달라지질 않는다. 팔이 나오는 동선의 변화는 달라질 수 있지만, (힘이 전달되는) 중요한 포인트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구속이 유지된다. 팔 각도의 변화와 상관없이 중심 이동도 잘 되고, 투구 밸런스에 끊김이 생기질 않는다"며 "구속이 뛰어난 투수들은 오른발, 왼발, 왼손, 오른손 네 부분의 순서와 템포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포인트마다 힘 전달도 뛰어나다. 김서현은 이 템포를 유지하는 감각이 좋다"고 전했다.그는 "강속구와 어깨 근육이 무관하다는 건 벌써 20년 전 논문으로 증명됐다. 재작년 메이저리그 투수 코치들을 만날 기회가 생겨 물어봤다. 그들에게 '투수의 어떤 포인트를 보는가'라고 묻자 무브먼트, 패턴, 리듬 세 가지를 본다고 하더라"며 "투구 리듬이 적절하게 유지돼야 중심 이동이 가능하다. 힘을 전달하는 구간은 총의 총신과 같다. 적절해야 큰 힘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 진통을 겪었던 김서현이 2024년에는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일단은 자기 리듬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윤형준 트레이너는 "훈련 방향은 선수가 결정하도록 놔둔다. 선수가 원하는 방향대로 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아카데미가 하는 건 지도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성을 조금 더 잘 풀어갈 수 있게 힘을 보태는 것뿐이다. 현장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선수들의 폼을 건드리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김서현은 그중에서도 특별 케이스다. 김서현 스스로 자신의 리듬을 되찾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 처음 경험한 프로 무대에서 성장통을 딛고 편안하게 자신의 리듬대로 투구하는 게 올해 김서현의 목표다. 김서현은 "마무리 캠프까지 마치고서야 생각 정리를 마쳤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그저 편하게 던져보려 한다. 내가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고 느낄 때도 덤덤한 마음으로 던져보려 한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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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소식 없는 류현진...2선발 많고 1선발 없는 한화에 온다면?

류현진(36)의 목적지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류현진은 2023시즌 종료 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1070억원) 계약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이후 두 달이 흘렀으나 여전히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장에서 류현진의 가치가 없는 건 아니다. MLB닷컴은 18일(한국시간) "류현진의 전성기는 확실히 지났지만, 여전히 강력한 선발투수가 될 것이란 희망이 남아있다"고 썼다. 현재 류현진급의 선발 투수를 원하는 팀은 여전히 많다. 미국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 칼럼니스트는 18일 "2등급 FA 선발 투수 시장이 앞으로 7~10일 동안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했다.앞서 디애슬레틱은 "볼티모어는 베테랑 에이스가 필요하다. 또한 2023시즌 192이닝을 던진 카일 깁슨을 대체할 수 있는 이닝 이터도 부족하다"며 "마이크 엘리아스 단장이 류현진을 비롯한 '2등급' FA 영입으로 선발진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난 15일 보도했다. 이미 선발 투수를 영입한 팀들도 류현진과 같은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MLB닷컴도 지난 12일 데이비드 스턴스 메츠 구단 야구 운영 부문 사장과 11일 화상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메츠 구단은 류현진 등 낮은 등급 투수들의 몸값이 떨어지면 영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당시 스턴스 사장은 "(선수 영입은) 아직 끝났다고 할 수 없다. 투수, 특히 선발 투수는 끝없이 필요하다"고 전했다.최근 강속구 불펜 투수 조던 힉스 영입 후 선발 기용 계획을 밝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마찬가지다. 이적 소식을 다루는 MLB트레이드루머스도 "힉스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선발진에 또 다른 물음표를 추가할 것이다. 선발진의 불안정성을 고려하면 로테이션을 보강하는 게 타당하다. 검증된 선발 투수를 추가로 영입하는 건 예산 내에서 여전히 가능하다"며 류현진을 '중간 옵션'으로 분류했다.친정팀 한화 이글스 입장은 여전히 같다. 류현진이 한화 복귀 의사를 밝히면 계약을 추진하겠지만, 그전까지는 기다릴 뿐이다. 손혁 한화 단장은 해외 업무를 마치고 18일 저녁 귀국했다. 류현진은 현재 장민재, 이태양 등 한화 후배들과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개인 훈련 중이다. 한화 관계자는 "오키나와 훈련에 참여한 선수들은 다음 주 귀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화는 오는 2월 1일부터 호주 멜버른에서 전지훈련에 들어간다. 한화는 이미 선발진 구성을 얼추 마쳤다. 지난해 뛰었던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와 모두 재계약했다. 신인왕 문동주도 규정이닝 이상을 던질 계획이다. 세 투수 모두 3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과 10승을 기대할 수 있다. 페냐와 산체스는 체인지업, 문동주는 리그 최고속 직구(최고 160.1㎞/h)를 보유해 경쟁력과 다양성도 갖췄다.다만 이들 모두 1선발 에이스가 아닌 2선발 투수에 가깝다. 실제로 한화는 이번 겨울 1선발 투수를 맡아줄 외국인 투수를 탐색했으나, 실패했다. 페냐는 4월 꽃가루 알러지나 제구 기복이 걱정이다. 산체스는 7~8월 9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5.51로 부진했다. 또 문동주는 '2년 차 징크스'를 극복해야 하는 등 저마다의 리스크가 있다. 류현진이 더해지면 전혀 다른 수준의 팀이 될 수 있다.한화의 '1선발 실종'은 오래된 일이다. 2012년 류현진이 스탯티즈 기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6.54를 기록한 게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2019년 채드 벨(4.49)과 워윅 서폴드(4.22)가 그나마 리그 상위권 활약을 펼쳤으나, 이듬해 다시 부진했다.류현진이 MLB로 떠난 후 한화는 수백억원을 들여 각 포지션 FA를 영입했다. 하지만 대형 영입은 정근우(2루수) 이용규(중견수) 정우람(마무리 투수) 채은성(우익수) 안치홍(2루수) 등 뿐이었다. 10승 이상이 기대되는 선발 투수를 사고 싶어도 살 수 없었다.메이저리거의 에이스 위력은 이미 2022년 SSG 랜더스가 증명했다. 2021년 선발 WAR 2.42로 최하위였던 SSG는 김광현이 돌아온 2022년은 해당 부문 15.97(2위)로 180도 달라졌다. 김광현이 로테이션의 중심을 잡았고, 결국 통합 우승까지 거뒀다. 2년 연속 투자로 가을야구를 노리는 한화가 류현진을 기다리는 이유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1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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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용과 안우진의 시즌 중 새로운 구종 장착? 동상이몽

투수가 시즌을 치르며 새 구종을 장착하면 위험할까. 아니면 한 번 해볼 만한 시도일까. 이를 둘러싼 두 팀 감독의 반응이 흥미롭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긍정파'라면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부정파'에 가깝다.▶포크볼 장착 시도하는 이정용LG 이정용은 최근 포크볼 장착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보직을 선발로 바꾸면서 구종의 다양성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불펜에서 뛸 때는 구종이 단조롭더라도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선발로 긴 이닝을 소화하려면 변화가 필요했다. 당초 체인지업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잘 맞지 않아 포크볼로 바꿨다.이를 적극적으로 권장한 건 염경엽 감독이다. 염 감독은 "결정구를 체인지업으로 하려고 했는데 (헛)스윙 비율이 안 나오더라. (결정구로 던지더라도) 다 파울이 나서 포크볼로 바꾸기로 했다"며 "결정구가 없으니 투구 수가 너무 많아졌다. (LG에서 포크볼을 가장 잘 던지는) 김진성에게 원포인트(개인 레슨)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정용의 선발 투수 첫 2경기 평균자책점은 1.80.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지만, 이닝당 투구 수는 21.6개로 많았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하더라도 타자와의 승부를 쉽게 결정짓지 못했다. 직전 등판인 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이닝 7피안타(1피홈런) 6실점으로 부진한 이유이기도 했다.투구 레퍼토리 변화에 우려는 없을까.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이정용의 포크볼 비율은 지난해 전체 투구 대비 0.1%에 불과했다. 염경엽 감독은 "정용이는 그래도 (새로운 구종을 장착하는) 감각이 좀 있다. 그 전에 포크볼을 던지다가 체인지업으로 바꿨다. 결국 중간이고 선발이고 결정구가 없으면 투구 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선발 이정용'으로 성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걸 강조했다. ▶스위퍼를 바라보는 안우진키움 안우진의 관심 구종은 변형 슬라이더 일종인 스위퍼(Sweeper)이다. 안우진은 시속 150㎞ 넘는 강속구에 고속 슬라이더를 던지는 KBO리그 대표 선발 투수. 구위와 완급 조절 모두 수준급인 '완성형 투수'인데 개막 후 스위퍼에 강한 관심을 드러내 화제였다. 그가 등판한 경기에서 구단 전력 분석이 기타 구종으로 스위퍼를 분류하기도 했다.하지만 최근 스위퍼에 대한 언급이나 조명이 이전보다 덜해졌다. 홍원기 감독은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전제하에 "본인의 강력한 무기(직구·슬라이더)가 있는데 그 무기를 배제하고 또 다른 무기를 장착하는 게 위험 부담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안우진의 슬라이더는 타자들이 알고도 속는 변화구다. 지난해 피안타율이 0.173, 올 시즌에도 0.191로 '언터처블'에 가깝다. 지난해 투수 2관왕(평균자책점·탈삼진)을 차지한 비결 중 하나. 굳이 다른 구종을 추가하지 않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사령탑의 판단이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홍원기 감독은 "겨울 동안 준비한 것도 아니고 (시즌 중에) 갑작스럽게 한다는 게 좀 우려스럽긴 하다. 부상 위험도 있다"며 "그 부분(스위퍼 장착)에 대해 마음을 비웠다는 얘길 들었다. (굳이 스위퍼를 장착하지 않더라도)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본인이 많이 노력 하고 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선 염려하고 있지 않다"고 신뢰를 보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7.1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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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비율 52.1%…사자 안우진의 반성 "너무 쉽게 생각했다"

"너무 쉽게 생각했다."오른손 투수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의 입에서 나온 얘기는 의외였다.올 시즌 안우진의 투구에는 미세한 변화가 감지된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투구 대비 42.8%였던 직구(포심 패스트볼) 비율이 52.1%까지 올랐다. 대신 안우진은 29.8%로 30%에 근접했던 슬라이더 비율을 25.6%로 낮췄다. 직구와 슬라이더 비중을 조절, 투구 레퍼토리를 바꿨다.직전 등판인 4일 고척 NC 다이노스전(6이닝 4실점)에선 직구 비율이 54.8%(슬라이더 18.3%·커브 21.2%)였다. 의도한 변화일까. 5일 본지와 만난 안우진은 "직구의 데이터가 생각보다 괜찮아서 (직구를) 더 사용한 건 맞다"라면서 "작년에는 사자처럼 잡아먹기보다 뱀처럼 할 때가 있었는데 올해는 힘 대 힘으로 맞붙는 그런 피칭을 했다. 조금 급하게 승부하려는 경향이 있었던 거 같다"고 돌아봤다. 여기서 언급한 사자가 직구, 뱀은 슬라이더. 변화구로 타자를 유인하는 것보다 직구로 정면 승부하는 횟수가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안우진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5㎞/h를 넘나든다. 슬라이더 구속도 '고속'이다. 최고 구속이 140㎞/h 중후반에 형성돼 웬만한 투수들의 직구 구속과 맞먹는다. 직구와 슬라이더를 던질 때 투구 폼이 거의 같아 타자들의 대처가 더 어렵다. 타자들이 직구를 머릿속에 그릴 때 의표를 찔러 슬라이더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하고 아웃카운트를 늘린다. 지난해 투수 2관왕(평균자책점·탈삼진)을 차지한 비결 중 하나. 타자와 타이밍 싸움을 하려고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기도 했다. '강속구'라는 빼어난 무기를 가졌지만, 아이러니하게 힘을 뺀 변화구로 반사이익을 얻었다.올 시즌에는 직구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의존도가 커졌다. 안우진은 "(직구를 많이 던졌을 때) 결과가 좋으면 6~7회까지 빨리빨리 갈 수 있는데 그러다 보면 피안타를 많이 허용하기도 한다. 작년에는 볼카운트가 불리하더라도 변화구를 많이 던졌는데 올해는 안일하게 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투구) 비율이 골고루 분포돼 있으면 전력 분석을 하더라도 어떤 구종이 들어올지 모르는데 (직구) 비율이 많이 오르니까 (타자들이) 확실하게 컨셉트를 잡고 나올 수 있을 거 같다. 무엇보다 직구를 많이 던지면 체력 소모가 커 마운드에서 힘들다"며 웃었다. 안우진의 성적은 올 시즌에도 위력적이다. 직구 비율을 높이면서 피안타율(0.188→0.220)이 올랐지만, 여전히 까다롭다. 16경기에 등판해 6승 4패 평균자책점 2.24를 기록했다. 리그 평균자책점 전체 4위, 국내 투수 중에선 1위. 오른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189로 빼어난데 다만 왼손 타자 피안타율(0.250)이 상대적으로 높다.안우진은 "직구 비율을 높이니까 (왼손 타자 상대로 효과적인) 커브와 체인지업을 덜 사용해서 그런 거 같다. 아직 시즌 절반이 남았으니까 (직구 비율을) 줄여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에는 정답이 없다. 어떤 구종을 던져도 아웃이 되고 안타가 될 수 있지만 타자의 반응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티가 나면 (우위를 점할) 확률이 좀 생긴다"며 "지금은 좀 급한 거 같다. (변화구를 적절하게 섞으면서) 여유 있게 해보고 싶다"고 변화를 예고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7.0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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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주체가 안 되는' 20살 박찬호, 그리고 문동주의 광속구 시행착오

KBO리그 역대 '최고속 투수' 문동주(20·한화 이글스)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주체할 수 없는' 광속구 때문이다.문동주는 지난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4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그는 시즌 초 프로야구 국내 투수 역대 최고속 투구(시속 160.1㎞)를 기록하며 호투를 이어갔지만, 최근 부진하다. 휴식 후 돌아온 4월 30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4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7.79에 그치고 있다.구위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여전히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9㎞ 안팎을 찍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은 최고 시속 149㎞를 상회한다.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다. 경기 중 영점이 흔들리고, 실투가 얻어 맞는 경우가 많다. 제구 난조는 코너워크를 너무 의식하기 때문이다. 또한 빠른 공이 맞는 건 역설적으로 너무 빨라서라는 주장도 있다. 20일 취재진과 만난 최원호 한화 감독은 "체인지업이 시속 140㎞대 중반까지 나온다. 동주에게 이야기는 했다. 체인지업의 속도가 너무 빠르면 직구 타이밍으로 휘두르는 방망이에 맞는다. 속도를 조금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원호 감독은 "그래서 똑같은 투구 폼으로 슬로 볼을 던지는 기분으로 던져보라고 했다. 나도 체인지업이 처음 유행했던 2000년대 초 그렇게 했다. 미국인 인스트럭터들에게 배웠다. 슬로 볼처럼 던지니 타자들이 헛스윙하더라"며 "동주의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은 직구 타이밍의 방망이에 걸릴 수 있다. 유인구로 들어가면 위력적인데,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가면 맞는다"고 전했다. 변화구의 완급을 조절하는 감각은 결국 문동주의 짧은 투수 경력과도 이어진다. 그는 체격이 늦게 큰 그는 광주진흥고 2학년 때에야 전업 투수로 자리 잡았다. 체인지업 등 일부 변화구는 아예 프로에 와서 장착했거나 교정했다.구속이 보여주는 수치가 반대로 투수의 심리와 선택을 제약하기도 한다. 구속이 빠르니 빠르게만, 강하게만 던지면 된다고 느끼게 하는 거다. 최원호 감독은 "동주는 올해 건강하게 로테이션 소화만 하면 된다. 2~3년 지나면 훨씬 좋아질 거다. 컨디션이 나쁠 때 타자를 잡아내는 요령이 생길 것"이라며 "지금은 파워피칭만 한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은 손에 감각이 떨어지는 경우들이 많다. (구속이 빠르니) 주체를 못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의 경험과도 일맥상통한다. 안우진 역시 지난 2021년 세게만 던지려다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했다. 맞지 않으려고 변화구를 세게 던지니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공이 빠져나갔다. 시행착오 끝에 안우진은 변화구 완급까지 조절하는 완성형 에이스로 거듭났다.또 다른 롤 모델이 있다. 바로 '코리안 특급' 박찬호다. 박찬호와 92학번 동갑내기였던 최원호 감독은 "박찬호도 동주 같았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컨트롤이 좋았는데, 대학에 가 스피드가 느니까 투구 때 (제구가 안 돼) 백네트를 맞췄다"며 "공이 갑자기 확 빨라지니 주체를 못 한 거다. 그때가 대학 1학년이니 나이로 보면 문동주와 비슷하다"고 떠올렸다. 투수의 전성기는 20대 중반에 찾아온다고 최원호 감독은 믿는다. 그는 "찬호도 처음 미국에 갔을 때는 안 좋았다. 최고 시속 160㎞가 나와도 제구가 안 됐다. 경험이 쌓이면서 제구가 잡혀갔고, 90년대 후반이 전성기였다"며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박찬호를) 만났는데, 공이 너무 좋았다. 나나 김원형 감독님은 (비교될까 봐) 옆에서 안 던지려고 했다. 대만 선수들이 박찬호와 상대한 후 '총을 쏘는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며 "동주도 2~3년 있으면 훨씬 좋아질 거다. 20대 중반에는 우리나라 최고 투수의 자리에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5.2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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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속' 체인지업 던진 문동주...빨라서 문제일까, 제구가 문제일까

문동주(20·한화 이글스)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빠른 체인지업을 던지고도 무너졌다.문동주는 지난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3회 말 2사 2·3루 상황에서 LG 김현수를 상대로 6구째 시속 149.2㎞ 체인지업을 던졌다.이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기록통계업체인 스포츠투아이가 2014년부터 피치트래킹시스템(PTS)으로 측정한 체인지업 구속 중 가장 빠른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4월 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LG 고우석이 던진 시속 148.2㎞였다. 이날 문동주는 슬라이더 역시 시속 149.3㎞를 찍어 개인 최고 기록을 썼다. 리그 최고 기록은 지난해 9월 2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고우석이 기록한 시속 150.8㎞다.문동주는 이미 KBO리그 구속의 새 역사를 쓴 투수다. 지난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원정 경기에서 1회 말 박찬호를 상대로 시속 160.1㎞ 강속구를 던졌다. 국내 투수 중 최초로 시속 160㎞를 넘겼다.신기록을 쓰고도 웃지 못했다. 이날 문동주의 기록은 4이닝 4피안타 4볼넷 4탈삼진 3실실점에 그쳤다. 광속의 직구와 변화구를 구사하고도 타자를 제압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역시 제구다. 이날 문동주는 총 86구를 던졌는데, 그 절반인 43구가 볼이었다. 카운트 싸움에서 타자를 이기지 못하니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 전 공격적인 승부를 강조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좋은 구위에도 제구가 되지 않은 3회와 5회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이는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빠른 변화구 역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가장 말썽을 부리는 건 슬라이더다. 평균 시속 141.5㎞에 달하는데, 피안타율이 0.368다. 구속만 빠를 뿐 타자를 잡아내는 역할을 못하고 있다. '역대 최고속' 체인지업 역시 마구와는 거리가 멀다. 올 시즌 피안타율이 0.250으로 평범하다.변화구가 빠른 게 나쁜 건 아니다. 다만 결국 무브먼트와 제구가 동반돼야 한다. 특히 체인지업은 본질적으로 타이밍을 뺏는 공이다. 직구와 구속 구간이 겹치지 않아야 하는데, 19일 경기처럼 체인지업 최고속이 직구 최저속과 비슷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물론 빨라도 무브먼트가 그만큼 크고, 자유자재로 타자를 낚을 수 있다면 활용 가능하다. 메이저리그(MLB) 당대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 역시 주요 무기 중 하나가 고속 체인지업이었다. 대신 큰 각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타자들을 압도하기 충분했다. 그러나 그 정도 무브먼트를 담보할 수 없다면 고속 체인지업도 마구가 되긴 어렵다.문동주가 증명한 구속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재능이다. 전업 투수 경험이 적은 편이기에 성장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유망주'인 그가 '에이스'가 되려면 재능을 결과로 살려내야 한다. 19일 경기가 그에게 다시 한번 숙제를 안겼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5.20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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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대전] '159㎞/h' 문동주, 5⅔이닝 무실점 8K 호투...'ERA 1.08'

문동주(20·한화 이글스)가 다시 한 번 불같은 강속구로 마운드를 지켰다.문동주는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정규시즌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2피안타 4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98구로 올 시즌 최다 투구 수와 최다 탈삼진을 기록했고, 지난 등판에서 세운 KBO리그 국내 투수 역대 최고 구속(시속 160.1㎞)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최고 시속 159㎞ 강속구를 뿌렸다. 0-0 상황에서 내려가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평균자책점은 1.08까지 낮췄다.지난 두 경기 보여준 안정감은 이날도 이어졌다. 물론 상대가 만만하지 않았다. 두산은 문동주가 올 시즌 상대한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에 비해 막강한 중심 타선을 보유한 팀. 이날 4번 타자 김재환은 무릎에 불편함을 느끼고 결장했으나 최근 타격 컨디션이 절정에 다른 홈런 1위 양석환과 노련한 양의지가 버티고 있었다.그러나 문동주는 이번 등판에서 역시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1회 정수빈을 상대로 6구 승부를 벌인 끝에 2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출발한 그는 후속 타자 조수행도 초구 직구로 2루수 땅볼을 이끌었다. 이어 타격감이 뜨거운 양석환과 만난 문동주는 높은 직구로 2스트라이크를 잡았고, 5구 승부 끝에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시속 143㎞ 고속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었다.실점은 없었지만, 이날 문동주의 투구는 이전에 비해 다소 어려운 고비들이 있었다. 노련한 두산 중심 타자들이 끈질기게 붙은 탓이다. 2회 초 선두 타자로 양의지와 만난 그는 3구 높은 시속 152㎞ 직구를 공략당해 우중간 2루타로 첫 안타를 허용했다. 양의지는 스트라이크 존 아래로 날아온 공 2개를 차분하게 지켜본 후 높은 공을 가볍게 쳐내는 연륜을 선보였다.문동주는 지난해 두산에 호되게 데인 경험이 있다. 5월 26일 구원 등판했다가 2이닝 5피안타(3홈런) 4실점을 기록했고, 6월 9일 선발 등판해서도 2이닝 1피안타 3볼넷 1사구 4실점을 내줬다.그러나 올해 문동주는 지난해와 달랐다. 그는 출루를 내주고도 안정감 있게 이닝을 지켜냈다. 2회 2루타를 맞은 후에는 내야 뜬공으로 숨을 돌렸고 후속 타자 강승호에게 강한 타구를 맞았으나 우익수 뜬공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이어 마지막 타자 호세 로하스는 시속 152㎞ 직구를 스트라이크존 가운데에 꽂아 헛스윙 삼진으로 이닝을 마쳤다.3회와 4회에는 볼넷을 하나씩 내줬다. 그러나 역시 실점하지 않았다. 선두 타자 안재석에게 볼넷을 내준 3회에는 이유찬에게 헛스윙 사진을 잡은 후 정수빈은 2루수 땅볼로 잡았고 다시 조수행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시속 142㎞에 달하는 고속 체인지업이었다.이어 4회에는 선두 타자 양석환에게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이어 양의지가 타석에 들어선 위기 상황. 그러나 두 번은 당하지 않았다. 문동주는 7구까지 가는 승부로 양의지와 대결했고, 낮은 코너로 꽂는 시속 153㎞ 직구를 투구, 유격수 병살타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마지막 타자 송승환에게도 다시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었다.5회부터는 다소 흔들렸다. 2사를 먼저 잡은 문동주는 안재석과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고, 이유찬에게는 내야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중견수 방면 안타를 허용했다. 이날 처음 나온 연속 출루 허용. 그러나 정수빈에게 이날 세 번째 2루수 땅볼을 유도, 역시 실저하지 않고 5이닝 무실점을 완성했다.이날 투구는 6회 중 마무리됐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문동주는 첫 두 타자에게 7구만으로 삼진 두 개를 솎았다. 그러나 양의지를 상대로 볼넷을 내줬고, 투구 수 100개에 육박하자 한화 벤치는 문동주의 역할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책임 주자 한 명이 있었지만, 구원 등판한 한승주가 막아내면서 실점은 기록되지 않았다.경기는 7회 초가 진행 중인 가운데 0-0으로 팽팽한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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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염경엽 감독은 왜 고우석 결정구가 없다고 했을까

지난해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던 고우석(25·LG 트윈스)이 한 단계 더 진화할 수 있을까.염경엽 LG 감독은 "고우석을 오는 18일 1군 엔트리에 등록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됐다가 담 증세로 등판하지 못했던 그는 오른쪽 어깨 극상근 염증 소견을 받고 재활군에서 몸을 만들어왔다.고우석은 지난해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구원왕에 올랐다. 그런데 염경엽 감독은 만족하지 못했다. 염 감독은 "우리 팀에 투구 수가 많은 구원 투수들이 있다. 이정용, 정우영은 1이닝을 던질 때 30구 가까이 던질 때가 있다. 우석이도 마무리치고 투구 수가 많다. 이유는 딱 한 가지다. 결정구가 없다"고 짚었다.야구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정우영은 지난해 평균 시속 150.8㎞의 투심(투심 패스트볼)을 91.9%나 구사했다. 타자들이 투심만 노리니 9이닝당 탈삼진(K/9)이 6.21개에 불과했다. 이정용도 지난해 직구 의존도(53.8%)가 높았다. 슬라이더(19.9%)와 커브(19.1%)를 고루 던졌는데 두 구종 모두 확실한 주 무기라고 보긴 어려웠다.고우석은 평균 시속 152.5㎞ 직구(구사율 56.1%)와 145.7㎞의 고속 슬라이더(24.2%)를 주 무기로 삼는다. 지난해는 시속 131.9㎞ 빠른 커브(12.1%)가 안정감을 더했다. 세 투수의 이닝 당 평균 투구 수가 많은 건 아니다. 지난해 기준 고우석(평균 16구) 정우영(16.1구) 이정용(16.5구) 모두 16구 안팎이다. 문제는 한 번씩 터지는 '사고'다. LG는 지난해 플레이오프 때도 인플레이 타구 억제에 실패해 패했다. 3차전 6회 등판한 정우영은 내야안타와 좌전 안타로 역전을 허용했고, 7회 4-3 상황에 올라온 이정용은 백투백 홈런을 맞고 재역전을 허용했다. 정우영은 4차전 7회 때도 탈삼진 없이 네 타자를 연속으로 내보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염경엽 감독은 구종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톱 클래스로 올라가려면 헛스윙 비율이 높은 결정구를 만들어야 한다. 횡으로 움직이는 변화구는 스윙 궤도에 걸릴 확률이 높다. 결정구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져야 한다. 포크볼이든 체인지업이든 (떨어지는 변화구가) 있어야 삼진 비율이 높아진다"고 했다. 다만 염경엽 감독의 진단이 고우석에게도 완전히 맞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우석은 지난해 9이닝당 탈삼진이 11.87개로 규정이닝 30% 이상을 던진 투수 중 1위를 기록했다. 고우석의 구종별 헛스윙 비율도 슬라이더 35.4%, 커브 50%로 모두 뛰어났다.진화가 불필요한 건 아니다. 고우석과 함께 지난해 직구 구속 1· 2위를 다툰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은 고우석보다 3배 이상 많은 196이닝을 던지고도 슬라이더로 헛스윙 비율 36.3%를 기록했다. 타자들의 익숙함 차이를 고려하면 안우진의 슬라이더가 한 단계 더 막강했다고 볼 수 있다. 좌우 움직임보다 상하 움직임이 더 컸기 때문이다.안우진이 4구종으로 활용하는 체인지업 역시 헛스윙 비율 46.1%로 비장의 무기가 됐다. 염경엽 감독의 말처럼 종 변화구는 고우석이 완전무결한 마무리로 진화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1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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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염경엽 감독 "고우석·정우영·이정용, 아직 결정구가 없다"

"구원 투수는 1이닝을 20구 안으로 무조건 막아야 한다. 공격적으로 던져야 한다. 이정용, 정우영은 1이닝을 던지는 데 30구 가까이 던진다. 우석이도 투구 수가 마무리치고 많은 편이다. 이유는 딱 한 가지다. 결정구가 없다."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팀이 자랑하는 필승조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LG는 15일 기준 정규시즌 2위를 지키고 있다. 1위 SSG 랜더스와 승차가 없어 선두 탈환이 눈앞이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2.89)를 자랑했던 불펜진은 올해도 평균자책점 2.91로 3위를 기록 중이다. 마무리 고우석 없이 해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활약이다.다만 염경엽 감독은 이들이 더 발전하길 바란다. 염 감독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고우석의 복귀 계획을 전했다. 이날 선수단에 합류한 고우석은 오는 18일 경기부터 마운드에 다시 오를 예정이다.염 감독은 "18일 엔트리에 등록할 예정이다. 아파서 늦게 등록한 건 아니다. 폼이 덜 올라와 2군에 더 머무르다 온 것이다. 우석이가 오면서 승리조에 숨통이 조금 더 트이게 됐다"고 기뻐했다.복귀는 바로 제 자리인 마무리부터 시작한다. 다만 당분간 연투는 없다. 염경엽 감독은 "일주일 정도는 여유있는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다. 하루 던지고 하루 쉬는 식으로 연투는 시키지 않겠다"고 했다.고우석은 지난해 최고의 마무리였다. 61경기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세이브 1위를 거두고 시즌 후 각종 시상식에서 구원투수상과 투수상을 휩쓸었다.하지만 커리어하이를 맞은 고우석에게 염경엽 감독은 한 계단 위를 주문한다. 염 감독에게 복귀 후 고우석의 투구 수를 묻자 "투구 수야 항상 30개 미만으로 던져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우리 팀에 투구 수가 많은 투수들이 있다. 이정용, 정우영은 1이닝을 던질 때 30구 가까이 던진다"고 했다. 이어 "우석이도 마무리치고 투구 수가 많은 편"이라고 덧붙였다.이정용과 정우영은 고우영과 함께 LG와 리그를 대표하는 필승조 자원이다. 세 사람에 대한 염 감독의 '투정'은 결정구 문제 때문이다. 염 감독은 "구원 투수는 1이닝을 20구 안으로 무조건 막아야 한다. 공격적으로 던져야 한다"며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결정구가 없다"고 짚었다.정우영은 리그 최고속의 투심 패스트볼을 던진다. 고우석도 슬라이더와 커브볼을 구사한다. 이들에게 결정구가 없다는 말은 종으로 크게 떨어지는 변화구가 부족하다는 의미다.염 감독은 "탑 클래스로 올라가려면 결국 헛스윙 비율이 높은 결정구를 만들어야 한다. 포크볼이든 체인지업이든 있어야 삼진 비율이 높아진다. 1사 3루 상황에서도 삼진으로 이닝을 막을 수 있다. 본인들도 알고 있다. 하루 아침에 바꿀 수 없겠지만, 내가 와서 첫 번째로 한 이야기도 그런 내용이다. 임찬규가 지난해보다 삼진 비율이 엄청나게 높아진 것도 결정구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슬라이더는 결정구가 되기 어렵다. 횡변화구는 그만큼 스윙 궤도에 걸릴 확률이 높다. 결정구는 위아래로 떨어져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한편 두산과 3연전에서 2승을 먼저 챙긴 LG는 서건창과 박해민에게 휴식을 주고 16일 경기를 치른다. 염 감독은 "앞선 경기에 모두 출전했기에 오늘은 휴식한다. 후반에는 수비를 위해 나갈 수 있다"고 예고했다. 박해민이 결장한 중견수는 주로 우익수로 나섰던 홍창기가 나선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1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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